(한국안전방송) 국민이 곧 지칠 것이란 정권의 노림수는 완벽한 실패로 끝났다. 일주일 만에 또 역사를 새로 썼다. 3일 오후 7시30분 6차 주말 촛불집회 인원을 취합해 발표한 사회자의 말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모인 시민들은 탄성을 뱉었다. 2시간 뒤 주최 측이 집계한 광화문 촛불집회 규모는 170만명(경찰 추산 32만명), 부산 광주 대전 대구 등 지역 집회 참가자 62만 명을 더해 232만명이 거리로 쏟아졌다. 지난달 26일 5차 촛불집회 당시 단일 시민집회 사상 최대 규모(전국 190만명)를 기록한 이후 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됐던 촛불민심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자체 추산으로도 이날 서울 도심 집회에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며 촛불의 힘을 인정했다.
평화 기조가 이어지고 축제 성격이 강했던 덕분에 참가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은 이날 전혀 통하지 않았다. 그만큼 차갑고 엄숙한 분노가 광화문광장을 휘감았다.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오후6시 광장에서 진행한 문화제를 예고한대로 1시간30분으로 대폭 줄였다. 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박 대통령을 압박하려면 청와대 행진과 집회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1~5차 촛불집회에서 참가자 발언과 공연 등 문화행사에 3시간 가까이 할애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초청 연예인도 가수 한영애 한 명뿐이었다. 초등학교 자녀와 집회 현장을 찾은 회사원 김창훈(45)씨는 “6차 촛불은 전국 분산 집회로 열려 참가자가 적을 줄 알았는데 박 대통령 3차 담화에 분노한 나 같은 시민이 정말 많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앞 100m 구간까지 집회 및 행진을 허용한 전날 법원의 결정은 시민들을 광화문광장으로 재촉한 일등공신이었다. 김씨 말처럼 이날 광화문 인근을 빼곡히 수놓은 성난 촛불은 대부분 청와대를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