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좁혀오는 수사망에 일촉즉발 위기…野 '매주 탄핵' 압박도

  • 등록 2024.12.08 12: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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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계엄 건의한 김용현 전 국방장관 긴급체포·압수수색수사기관 간 경쟁 양상…조만간 수사기관 칼날 尹 향할 듯대통령실·경호처, 사상 첫 강제수사 대상 될지 주목

    용산 대통령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소추안 폐기로 간신히 한숨을 돌렸지만, 비상계엄 사태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다시 코너에 몰리는 모습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8일 오전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긴급체포했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김 전 장관의 공관과 국방부 장관 집무실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비상계엄 사태 관련 별도의 고발사건을 접수하고 사건을 수사4부에 배당했다.


비상계엄 사태 수사를 두고 검찰과 경찰, 공수처 간 경쟁 구도마저 펼쳐지는 양상이다.


'6시간 계엄'의 핵심 인물인 김 전 장관에 대한 수사를 시작으로 수사기관의 칼끝은 조만간 직접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상 대통령은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지만, 내란 또는 외환의 죄는 제외된다. 윤 대통령이 내란죄 혐의를 받는 이상 탄핵 여부와 관계 없이 수사기관의 수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탄핵 표결 전 대국민 담화,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제공)

 

윤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담화에서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하여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자신을 겨눌 수사기관의 칼날을 예견하고 마음의 준비를 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이 위기에 처하면서 대통령실도 모든 기능이 마비된 상황이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구성원 대부분이 외부와 소통을 중단했고, 간혹 연락이 닿는 관계자 역시 "저도 잘 모르겠다", "드릴 말씀이 없다"만 반복하고 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출근은 하고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런 상황은 정말 처음이다. 대통령실 안에 있지만 저희도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경호처는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대통령실과 경호처에 대한 강제수사가 진행될 경우를 대비해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윤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 되면 대통령 집무실과 김 전 장관이 지난 8월까지 수장으로 근무한 경호처 역시 강제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수사기관 인력이 대통령실과 경호처 경내에 진입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집행할 경우 사상 최초의 일이 된다.


그간 경호처는 형사소송법상 '군사·공무상 비밀 유지가 필요한 장소는 감독관의 승낙 없이 압수하지 못한다'는 규정을 들어 수사기관의 청와대·대통령실 경내 진입을 불허해왔다.


이에 따라 청와대 시절 수사기관은 경내에 진입하지 않고 외부인의 출입이 가능한 청와대 연풍문 등에서 임의 제출한 자료를 받아오는 형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다만, 윤 대통령과 직전 경호처장인 김 전 장관이 내란 혐의를 받는 이상 이번에도 경호처가 강제수사를 거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호처 측은 관련 질의에 "현재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여기에 야당은 임시회 회기를 일주일 단위로 끊어가며 매주 토요일 탄핵과 특검을 추진하겠다며 윤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첫 탄핵의 고비는 가까스로 넘었지만, 주말마다 탄핵안 표결이 이뤄지는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여당 내 여론도 탄핵 표결 하루 만에 '질서있는 퇴진'에서 '질서있는 조기 퇴진'으로 옮겨가는 등 악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을 향해 수사망이 좁혀오고 야당은 압박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여당과 대통령실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운 사면초가의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종옥 기자 imnews5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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