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이 첨가된 탄산음료(사진 연합뉴스 제공)
탄산음료와 과일음료 등 설탕이 첨가된 음료 때문에 전 세계에서 매년(2020년 기준) 새로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T2D)과 심혈관 질환(CVD)이 각각 220만건과 120만건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로라 라라-캐스터 교수와 터프츠대 다리쉬 모자파리안 교수팀은 7일 의학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서 세계 184개국에 대해 설탕 첨가 음료로 인한 제2형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 부담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는 새로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 10건 중 약 1건, 심혈관 질환 30건 중 1건이 설탕 첨가 음료 때문에 발생한다는 의미라며 전 세계적으로 설탕 첨가 음료 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긴급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탄산음료나 과일 음료, 에너지 음료, 레모네이드 등 설탕이 첨가된 음료의 소비는 경제발전과 함께 세계적으로,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
단 음료는 빠르게 소화돼 영양가는 거의 없이 혈당 수치를 급격히 상승시키고 장기간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체중 증가, 인슐린 저항성,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여러 가지 대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설탕 첨가 음료가 세계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규명한 연구는 없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개인 수준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한 설탕 첨가 음료 섭취량과 비만·당뇨병 발병률 데이터를 통합 분석, 세계 184개국에 대해 1990년과 2020년 설탕 첨가 음료로 인한 제2형 당뇨병·심혈관 질환 부담을 추정했다.
그 결과 2020년 세계적으로 220만건의 제2형 당뇨병과 120만 건의 심혈관 질환이 설탕 첨가 음료 섭취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체 신규 제2형 당뇨병의 9.8%, 심혈관 질환의 3.1%에 해당한다.
설탕 첨가 음료 섭취로 인한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의 부담은 특히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지역 등 개발도상국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설탕 첨가 음료 섭취가 전체 신규 당뇨병 발병 원인의 21% 이상을 차지했고,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에서는 신규 당뇨병의 24%와 심혈관 질환의 11% 이상이 설탕 첨가 음료 때문으로 밝혀졌다.
국가별로는 콜롬비아와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설탕 첨가 음료로 인한 당뇨병이 전체의 48.1%, 30.0%, 27.6%씩을 차지해 설탕 첨가 음료로 인한 타격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개발도상국에서 설탕 첨가 음료 소비로 인한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 대사 질환 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서구화된 식습관 패턴을 선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인 모자파리안 교수는 "설탕 첨가 음료는 중·저소득 국가에서 많이 소비되고 있으나 이런 음료가 장기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는 대처할 준비가 안 돼 있다"며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국가에서 특히 설탕 첨가 음료 소비 억제를 위해 더 많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Medicine, Laura Lara-Castor et al., 'Burdens of type 2 diabetes and cardiovascular disease attributable to sugar-sweetened beverages in 184 countrie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4-03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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