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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소방관 10년차의 하소연. 글 펌

  • No : 1025
  • 작성자 : 이병걸
  • 작성일 : 2018-01-14 07:03:30
  • 조회수 : 628

10년차 현직 소방관입니다. 처음 장문의 글을 올립니다. 너무 답답한 마음에 두서없이 이야기합니다. 지극히 저 개인의 의견임을 밝혀드립니다. 이제 40살 3남매 아빠입니다. 소방관 10년차이지만, 화재·구조·구급·행정·119종합상황실 전부 근무해보았습니다.

소방관이 되기 전에 10대부터 신문배달, 식당알바, 공사장 잡부, 공장 실습생부터 해서 군대 갔다와서는 공장 근로자, 화물차 운전기사, 건설현장 노가다, 비정규직 아웃소싱 업체 등을 전전하다가 서른살에 힘겹게 소방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공직이 전쟁터'면 '사회는 지옥'이라는 것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근래 국민적 관심인 소방에 관련된 뉴스를 보면 아직도 많은 분들이 소방관에 대해 제대로 잘 모르기에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얼마전 발생한 제천화재를 보면 평소와는 다르게 전 국민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참 소방관이 그렇게 많이 죽어가도 전혀 관심이 없던 국민들이고, 국가인데 말이죠. 비아냥이 아니라 현실이었습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로 자칭 진보이건 보수이건 재난이 발생하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현실태에 왜 소방관이 욕을 먹어야 하는지 참 안타깝습니다. 잘못했으면 욕을 먹어야 하겠지만, 정치적으로 논란이 있는 사안으로 알지도 못하면서 욕하지 말아주시기 바라는 마음에 적습니다. 까도 알고 까야죠.

우선 '백드래프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백드래프트는 일반적인 화재현장에서 항상 발생하는 '순발연소'라고 불리는 '플래시오버'와는 달리 잘 발생하지 않습니다. 플래시오버는 건물내 모든 가연물이 발화하는 최성기에 일어납니다.

하지만 백드래프트는 이번 화재처럼 무창층, 즉 개구부가 없는 건물에서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훈소가 일어날 때 급격한 출입구 개방, 창문 파괴로 산소가 급격히 유입되어 폭발하는 현상입니다. '소방관 살인현상'이라 부릅니다.

발생 즉시 현장에 있는 소방관들은 그 '폭굉현상'으로 즉사합니다. 초속 3500미터의 폭발력을 마주하고 살아남을 생명체는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가장 두려워하죠. 화재현장에서는 방화문도 대각선 방향에서 앉은자세에서 조심스럽게 훔쳐보듯이 살며시 개방합니다.

제천 현장의 2층 목욕실이 전부 타일이라 창을 개방해도 탈 수 있는 물질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플래시오버와 백드래프트의 주요 가연물질은 바로 가스입니다. 바로 불이 난 건물을 가득 채우고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그 시커먼 연기가 가스입니다.

연기는 소량의 그을음과 수증기, 미립자 외에 다량의 가연성 가스가 섞인 것입니다. 목재가 완전연소가 아닌 불완전 연소상태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가 포함된 연기인 가스에 불이 붙는 것입니다. 완전연소 상태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불연성가스이지만, 일산화탄소는 가연성 가스입니다. 창을 개방해도 백드래프트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연기의 농도가 연소상한계 이상이었다면 폭발이 바로 일어나지 않고 공기가 유입된 후에 연기가 급격히 연소하였을 겁니다. 하지만 2층에 있는 분들은 살아있지 않았을 거라 추정됩니다. 화재 현장의 연기 속에서 생존 가능한 시간이 얼마가 될꺼라 생각합니까.

우리 뇌는 3분만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도 생존하지 못합니다. 농연에서 연기를 한모금이라 흡입하면 몇번 기침을 하고 정신을 잃은 후 죽습니다. 유족들은 그 농연속에서 본인의 가족들은 몇시간이고 생존했을거라 믿고 싶겠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공기호흡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소방관도 농연속에서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그럼 그 안에 있는 분들을 구하지 않고 그냥 두어야 하냐고 유족들은 말하겠죠. 하지만, 생존가능성이 없는 분보다는 생존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구하는게 구조의 원칙입니다. 2층 창을 개방하면, 바로 산소가 유입되고 건물 전체로 불길이 돕니다.

소방관이 말하는 '불이 돈다'는 표현은 바로 플래시오버 상태가 되는 거죠. 그럼, 그 당시 옥상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분들은 말그대로 수천도의 가스불을 아래서 피워올리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제천 현장에서 2층 창문 미개방은 진압대장의 현명한 판단이라고 단언합니다.

2층 창을 개방했다면, 아마 건물에서 단 한사람도 살아서 못 내려왔을 겁니다. 그리고 화염에 휩싸인 철골조 건물이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무너졌을거라 생각합니다. 불이 돌아서 2층에 가스가 연소되었다면 온전한 상태로 발견된 그 주검들도 모두 불에 타서 흔적도 없어졌을 겁니다. 700도가 넘는 고온의 가스에 공기가 들어가면 바로 불이 붙습니다. 순식간에 수천도의 아궁이 불지옥이 펼쳐집니다.

백드래프트가 아니라도 롤오버나 플래시오버 상태가 바로 일어나는 거죠. 그곳이 타일로 도배되고 물이 가득 들어있는 목욕탕이라 해도 밑에서 올라와서 공간을 가득 채운 뜨거운 연기에 순식간에 불이 붙습니다. 아니라고 믿고 싶으신 분은 유튜브에서 백트래프트, 플래시오버라고 검색하시고 미국소방에서 재연하는 영상 찾아서 보세요.

눈으로 보고도 정치적이 이유로 부정하신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불이 나고 목숨 바쳐서 진화한 대원들을 욕할 것이 아니라, 불을 낸 사람을 혼내주고 나무라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소방관은 죽어서 영웅이 아니라, 현장에서 죽지 않고 살아서 활동하기에 영웅입니다. 2층 창을 파괴하고 화재가 급격히 확대되었다면, 이 나라 언론에서는 '미숙한 소방관들의 섣부른 창문 개방으로 화재를 더키워'라고 보도하였겠죠.

숭례문 화재때 똑똑히 보았습니다. '국보1호의 파손에 유의하여 작업을 했으면 한다'는 앵커의 멘트가 적심과 기와의 두께가 얼마인지도 모르면서 화재가 끝나고 나서는 왜 파괴를 하지 않았냐고 소방관을 나무라더군요.

아니 그때 전 국민이 소방관을 방화범 취급했었습니다. 우리가 죄인입니까. 방화범인가요. 불을 지른 사람이 욕을 먹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 되는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소방관 현장활동의 제1원칙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잘 지켜지지 않지만, 소방관들도 가끔 잊고, 전 국민들이 전혀 모르고 있고, 알려줘도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매뉴얼에는 '대원 안전'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소방관도 사람입니다. 본인의 안전을 먼저 지켜야 합니다. 불길이 오르는 곳에 들어가면 공기호흡기와 고무로 된 면체, 방화복을 입고 있어도 죽을 수 있습니다.

구조대원이 먼저 살아 있어야 구하려는 사람(요구조자)를 구할 수 있습니다. 살신성인을 바라겠지만, 내가 죽고 수십명을 구했으면 하지만, 화재현장에서 거의 불가능합니다. 가능하다면 그런 선택을 하겠지만 말입니다.

그날 제천현장에서 소방관 한명이 아닌 출동한 대원 모두 죽었다고 해도 2층에 갇힌 사람은 구할 수 없었습니다. 유족에게 잔인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현장의 소방관의 마음은 유족보다 더 애가 탔을 겁니다. 구하고 싶은 마음은 유족들보다 더 간절했습니다. 불낸 사람이 조금 일찍 신고했더라면, 출동로가 활짝 열려있었더라면 구조가 가능했을 겁니다. 아니 불을 내지 않았다면 살아있었겠죠.

분노는 불낸 사람에게 해야 한다는 것 알아주세요. 우리가 경험하는 일상적인 화재 현장에 대해 알려드릴까요. 119상황실로 전화를 하면 수보대원은 60초 안에 출동지령을 내려야 합니다. 출동지령이 내려가면 모든 대원은 1분안에 차고를 탈출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장까지 5분 안에 도착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꽉 막힌 현장에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이 그렇게 소방관들의 평가로 괴롭히는 5분 출동률을 훌쩍 지난 시간입니다. 욕설과 함께 '왜 안오냐'는 전화가 수십통이 오는 시간입니다. 5분이 지나면 건물의 내부는 이미 아궁이입니다. 목조건물이라면 붕괴될 시간인 최성기가 5분을 넘긴 시간입니다.

내화건물은 20분 정도이지만, 내화건물 특성상 연소는 느리지만, 유독가스가 더 많이 나오기에 건물은 연기로 가득찬 상태지요. 그런 현장에 도착하면 우선 화재현장을 둘러보고(둘러보면서도 빨리 구하라고 욕설이 뒤에 들려오는 곳이죠) 우선 연소확대 방지 작업를 합니다. 말이 연소확대 방지라는 단어이고, 진화활동이라는 낱말이지만, 소방관에게는 그 작업은 현실입니다.

그 현실은 소방차 위치를 선점하고, 엔진에 PTO를 투입하고 메인밸브를 개방합니다. 물탱크의 물이 소방호스로 투입될 준비와 동시에 소방관들이 소방호스를 전개합니다. 그리고 불길을 치솟는 진입로로 그냥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냥 들어가면 방화복을 열벌을 입어도 타 죽습니다. 불길을 잡으면서 진입합니다. 수천도의 온도는 말그대로 아궁입니다. 그래도 관창뒤에 버티고 있으면 생존은 가능합니다.

현장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은 불길이 뿜어져 나오는 곳으로 '얼른 들어가라'고 욕하고 소리지르고 난리가 나죠. 그래서 들어갑니다. 사실 욕 안해도 들어가야합니다. 전기가 끊긴 컴컴한 건물 안에 연기가 꽉차 있습니다. 거기다가 뜨겁습니다. 사우나 정도의 따끈따끈함이라 생각하면 안됩니다. 누가 내 귀에다가 라이터를 켜고 불을 붙이는 기분입니다. 저는 이를 악물고 참으며 물을 뿌리면서, 안에 있는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생각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내가 살자고 불길을 잡는거죠. 그렇게 천천히 불길을 잡으면서 들어갑니다.

대한민국 소방차의 펌프성능은 분당 방수량이 압력을 높이면 톤단위로 쏟아부을 수 있는 a1급 고압펌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좋은 장비를 사용하고 있어서인지, 현장에서 물을 뿌려보면 불길은 물만 닿으면 금방 사그라듭니다. 물이 수증기로 변하고 불길이 하얀 연기로 변해서 앞에 아무것도 안보이지만, 뜨거운 열기가 차츰 식어가는 것이 몸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죠. 65미리 수관 한벌에 물이 가득차면 80킬로 정도 나갑니다. 보통 5벌 정도 전개합니다.

잠깐 들고 이리저리 끌고 당기면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팔에 감각이 없어집니다. 저도 해병대 전역하고 취미가 마라톤이라 체력은 자부하지만, 화재현장은 풀코스 마라톤 이후의 고통을 단시간에 느끼게 해준다고 표현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급격한 아드네날린 분비와 체력소모로 인한 탈진은 아무생각도 들지 않게 합니다. 소방관들이 위험한 순간을 이겨내는 것이 투철한 사명감이나 희생정신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도 사람입니다. 부끄럽지만, 그런 것 거의 없다고 보셔도 괜찮습니다. 단지 힘들어서 정신이 없어서 차라리 죽고 싶은 마음뿐이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로 내 머리위로 건물이 무너질 징후가 있어도 느끼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런 현장도 끝나고 나면 안타까울때가 있습니다. 불에 탄 시체를 볼때면, 조금 일찍 왔더라면 하는 생각과 불에 타지 않은 시체를 볼때면, 다 큰 어른이 왜 창문하나 파괴 못하였나, 왜 대피장소와 반대쪽에 있었나, 왜 현관문 하나조차 개방하지 못하였나 하며 안타까워 합니다.

화재 현장 이야기는 말로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할거라 생각합니다. 소방관 아무나 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 방화복 입혀서 농연훈련 시켜보고 싶습니다. 죽는다고 소리지르면서 눈물 콧물 다흘리고 뛰쳐나올 모습 보고 싶군요.

이제 화재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요. 일반인들은 119에 신고를 하면 30초도 안되서 현장에 뿅하고 나타나기를 바랍니다. 왜 안오냐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납니다. 이미 길은 꽉 막혀서 아무도 안비켜줍니다. 도로에 양쪽으로만 비켜도 소방차가 일렬로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이 있도록 설계되었지만 말입니다.

그걸 이 지구상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만 기적이라고 부르더군요. 모세의 기적. 얼마나 일어나지 않았으면, 소방차 출동로에 길을 비켜주면 기적이라고 9시 뉴스에 대대적으로 나오더군요.

대한민국만큼의 소방력과 국력을 갖춘 다른 나라에서는 그게 일상이고 의무입니다. 하지만, 이 나라의 국민들은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면 지들 밥먹으러 간다고 생각하더군요. 일부러 길을 막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부딪히면 내돈으로 물어줘야 하니까요. 일반인은 자기 생활반경에서 화재라는 것을 목격하기 쉽지 않겠죠. 거의 평생에 한번. 아니면 살면서 한번도 못보신분 수두룩 할거라 생각합니다. 일선 서에서는 하루 한건에서 두건 정도 화재가 납니다. 가끔, 화재가 없는 날도 있긴 합니다. 그런 날은 백기 거는 날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출동없는 날 소방서에 백기를 내걸었습니다.

그렇다고, 불이 안나면 소방관은 노는 것 아니냐고 하죠. 출근하면 개인장비· 소방차량·구조·진압장비 점검합니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고. 구급대 출동은 한시간에 한번 꼴로 나갑니다. 여름철 벌집제거는 지방도시는 한달에 평균 100건 이상 나갑니다.

열쇠 없다고 문 열어 달라. 우리집 개가 없어졌다고 찾아 달라. 건물에 고양이가 올라가 있다. 길가에 고라니가 죽어있다. 자살한다고 문자가 왔다. 산에서 길을 잃었다.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니 출동해서 도와드려야죠.

그렇지만 술먹고 소방관들 때리지는 맙시다. 소방관 때리면 공무집행 방해가 아니라 소방활동 방해죄로 달게 처벌받습니다. 법원에 판사도 도와주러 간 사람 왜 때렸냐고 나무랍니다.

그리고, 공무원은 공문서를 처리하는 사람입니다. 모르는 사람도 있지만, 소방관도 공무원입니다. 소방공무원입니다. 근무일지 작성하고, 문서기안하고 결재 받습니다. 예산집행하고, 장비구하고, 훈련계획하고, 결과보고 합니다. 또 건축물 준공동의, 다중이용업소 완비증명서 발급, 소방특별조사, 위험물 인허가, 모두 공문서로 합니다.

감사도 정기적으로 받고 징계도 받습니다. 대부분 현장활동을 못해서가 아니라 공문서 처리를 적법하게 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사실 소방관들이 현장활동은 재미있어합니다. 보람있죠. 누군가를 구하는 멋진 일이잖습니까. 그런데 현장활동에 지친 몸으로 휴식도 못하고 문서처리 하는거 곤욕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컴퓨터도 잘하지만 나이드신 분들 많이 어려워합니다. 저도 10년차지만, 소방서 들어와서 딴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 워드1급, 문서실무사 1급, 컴활1급, 컴퓨터그래픽스기능사, GTQ 1급, MOS, ITQ OA MASTER 대충 이렇습니다.

승진 가점보다는 업무처리 좀 잘해볼라고 딴 자격증입니다. 저는 고졸입니다. 그렇지만 소방관들이 모두 저처럼 무식하지 않습니다. 거짓말이라 해도 믿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서울대학교 나온 동기, 고려대학교 나온 동기 있습니다. 법학석사 사법고시 출신 주임님도 같이 근무했었습니다. 동기 중에 고졸자는 손으로 꼽습니다. 인재가 많아서 4년제 졸업자들이 소방관을 합니다.

모두 청년실업에 비정규직이 넘쳐나니 안정된 공무원을 원하는 것이 원인이지 않을까 합니다. 소방관 증원 소식은 단순히 일자리 창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목숨을 구하는 것입니다. 제천 현장에 이미 증원된 소방관이 있었다면, 연소확대 방지, 구조, 배연을 모두 할 수있는 소방력이 되었을 겁니다. 단 1명한테 화재진압, 구조, 배연까지 모든 것을 하라고 맡겨두고 왜 못하냐고 따집니까.

출동도 못하게 길을 막은 것은 바로 당신들입니다. 거기 길가에 세워진 차량은 북한군이 세워둔 차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차량입니다. 욕하고 손가락질은 불낸 사람에게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지금은 119종합상황실에서 근무합니다. 어제 하루 200건 정도 수보를 받고 처리하였습니다.

고마움을 표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이 나라의 국민들에게 소방관은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는 하루입니다. 인격이란 위기의 순간에 드러나는 사람의 행동입니다.

밑바닥에서 보이는 그 인격이 이 나라의 국민성이고 나라의 국격입니다. 부디 소방관에게 욕은 그만하시고 본인의 인격을 먼저 되돌아 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욕을 많이 먹지만, 저는 소방관이 되어서 행복합니다. 학창시절 추운날 신문배달도 해보고 땡볕에서 노가다판에서 수년을 보내고 까데기라 불리는 택배상하차를 3년씩 해보았습니다.

모두 소방관 보다 덜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소방관은 하루하루 현장에서 남의 죽음을 보고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행복합니다. 당장 오늘 내가 현장에서 죽더라도 이 직업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왜 일까요. 아직 많은 국민들이 사랑해 주어서?? 아닙니다. 저 자신에서 떳떳할 수 있는 직업이라서 그렇습니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일을 하기에 그렇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소방관으로 살아갈 사람들이 저 주위에는 많습니다. 모두 착하고 선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욕 그만하시고 이제 불낸 사람을 욕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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