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7 (일)

  • 흐림동두천 19.7℃
  • 흐림강릉 19.4℃
  • 흐림서울 21.8℃
  • 구름많음대전 22.3℃
  • 흐림대구 21.1℃
  • 울산 19.5℃
  • 구름많음광주 21.6℃
  • 흐림부산 21.9℃
  • 구름많음고창 21.7℃
  • 박무제주 21.4℃
  • 흐림강화 19.9℃
  • 구름많음보은 19.6℃
  • 구름많음금산 19.9℃
  • 구름많음강진군 22.9℃
  • 흐림경주시 20.1℃
  • 흐림거제 21.9℃
기상청 제공

기고/칼럼

서대문 교량 붕괴사고 무엇이 문제이고 해결 방안은 없는가?

반복되는 교량 붕괴 사고, 무엇이 문제인가? 해결 방안은?

 

2026년 5월 26일(화) 14시 32분경,서울 도심의 한 노후 교량 해체 현장에서 거더가 갑작스럽게 파단되며 구조물이 붕괴됐다. 

이 사고로 현장 안전점검에 참여하던 감리단장과 현장관리 소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목숨을 잃고 3명이 다쳤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당시 현장에 서울시 관계자와 감리단 등 안전관리 책임 주체들이 함께 있었다는 점이다. 

 

이번 붕괴 사고는 단순한 현장 실수가 아니라, 우리 사회 안전관리 체계 전반의 균열을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사고는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돌발 사고가 아니며, 해당 구조물은 이미 수년 전부터 반복적인 이상 징후를 보여왔고, 2019년 철근 부식이 확인된바 있었으며 그 이후인 2021년에는 바닥판 탈락 현상이 발생했다. 

 

이어 2024년에는 보 콘크리트 탈락과 강선 파손까지 확인된바, 안전진단 결과 D등급 판정을 받았다. 구조적 위험 신호가 누적되어 왔음에도 근본적 보강이나 해체 과정의 안전관리 체계가 충분히 작동하지 못한것이다.

 

이번 붕괴사고는 전날 진행된 슬라브 절단 작업 과정에서 약 2.9cm의 단차가 발생해 공사가 중단됐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이는 구조물 내부 응력 균형이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는 강력한 경고였으나 다음 날 안전점검 과정에서 결국 거더가 끊어지며 대형 붕괴로 이어졌다. 문제는 위험 신호를 인지했음에도 현장을 즉시 전면 통제하거나 인원을 완전히 대피시키는 강제적 프로토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우리는 여전히 “확인 후 조치” 중심의 대응에 머물러 있었고, “선 대피 후 점검”이라는 안전 원칙은 현장에서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더욱더  우려스러운 점은 이러한 사고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야 한다.

 

불과 1년 3개월 전  안성 교량 붕괴 사고 이후 정부와 관계기관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노후 교량 특별점검, 해체공사 관리 강화, 스마트 안전관리 확대 등의 대책도 발표됐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그 약속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것으로 결국 제도는 있었지만 실행력이 없었고, 책임은 분산됐으며, 위험은 다시 근로자(작업자)와 현장 기술자들에게 집중됐다.

 

이번 사고의 책임 역시 단순하지 않다. 발주청인 서울시는 위험 구조물 관리와 공사 감독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할 것이다. 시공사는 해체 공정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했고, 감리단은 위험 징후 발견 시 즉각 작업 중지와 대피를 요구했어야 한다. 안전진단업체 또한 구조적 위험성을 얼마나 정확히 판단하고 전달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도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다. 다만 현실에서는 원청과 하청, 발주처와 감리 간 책임이 복잡하게 얽히며 실질적 책임이 희석되는 경우가 반복돼 왔다. 사고는 현장에서 발생하지만 책임은 늘 문서 속에서 사라지는 구조라 할 수 있다.

이제는 근본적이고 원천적인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첫째, 노후 구조물 해체 현장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변형이나 균열이 감지될 경우 즉각 전면 대피를 의무화하는 ‘자동 작업중지 프로토콜’을 제도화해야 한다. 

 

둘째, 노후 구조물에 대하여는 신축 공사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안전기준을 넘어 노후 교량·고가도로·지하 구조물 해체에 특화된 별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안전관리 권한을 가진 감리단과 외부 전문가가 공사 중단 결정을 내렸을 때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법적 보호장치가 강화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고 이후 책임을 따지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고 이전 위험 신호를 얼마나 차단했는지를 평가하는 예방 중심 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안전은 구호가 아니라 실천 문화 이다.

 

위험을 발견하고도 멈추지 못하는 사회는 결국 같은 비극을 반복하게 된다. 이번 붕괴 사고를 또 하나의 일회성 참사로 흘려보낸다면, 다음 사고 역시 이미 예고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점검 보고서가 아니라, 위험 앞에서 즉시 멈출 수 있는 용기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강제력이다.


배너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