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안전방송) 북한이 5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KN-15(북극성-2)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미중 양국 정상은 오는 6~7일 미국 플로리다 비치의 호화리조트 마라라고에서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갖는다. 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 역할론'을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향한 압박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4일 미국 백악관은 미중 정상회담에 앞선 익명 언론브리핑에서 북핵 대응과 관련해 "이제 시간이 모두 소진됐다.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놓여있다"며 중국의 역할을 재차 촉구했다.
당초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북한 무역의 9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 때문에 대북제재에 소극적인 점을 지적하고, 적극척인 대북압박 참여를 요구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법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이날 도발은 미국과 중국에 각각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미국을 향해서는 북한 적대정책을 폐기하지 않는 한 핵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오늘 북한 미사일 발사는 마이웨이, '우리 식대로 가겠다'는 의미"라며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북한 문제를 논의하면서 중국 책임을 묻는 데 대한 반발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 선제타격, 평양 참수작전을 운운하는 데 대해 언제든 맞대응할 준비가 돼있다는 경고이자 과시"라고 풀이했다.
그간 제재보다 대화를 통해 북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온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도발로 다소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지만, 북한이 도발 수위를 조절했기 때문에 중국이 기존의 대북 입장을 바꾸진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 분석이다.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은 아니란 이유에서다. 한미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기존의 북극성 2형(KN-15 계열)으로, 60km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발사 실패에 해당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오늘 북한의 도발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이 없으며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이란 입장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이라며 "다만 중국을 너무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북한이 오늘 저강도 무력시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으로서는 그들이 생각하는 레드라인을 북한이 넘어서지 않았다는 판단 하에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 요구를 부분적으로 수용하면서 미국에게 북한과의 대화를 권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날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ICBM 초기 발사 단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평가를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국방부 브리핑에서 (미사일 기종을) KN-15라고 밝혔는데 너무 성급한 분석"이라며 "북극성 2형의 개량형이거나 고체 ICBM으로 가기 위한 개량버전의 최초 발사이자 초기 비행 시험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양 교수 역시 "북한이 내일 노동신문에 내는 보도를 봐야 한다"며 "북한이 올 초부터 주장한대로 ICBM 초기 단계의 고체연료 비행시험일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시험발사는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