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안전방송) 5일 오전 8시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 장마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듯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잠시 후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독일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공항에 들어섰지만 표정을 밝지 않았다. 전날 감행된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발사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한미 정상회담차 미국으로 떠날 때의 환한 표정과는 정반대로 시종일관 어둡고 굳은 표정이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전 8시쯤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등과 악수를 한 뒤 건물 안 접견실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접견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만났고, 이들에게 "잘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특히 우 원내대표에게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쁜 분이 나오셨다"며 격려의 말을 남겼다.
복수의 여권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독일로 출국하기 전 국내 안보 상황과 함께 국회 정상화가 늦어지는 데 근심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발걸음이 무겁다. 북한에서 미사일 발사도 하고 안보가 굉장히 위기라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가 빨리 출발해 제대로 가야 하는데 국회가 이러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말씀하신 내용을 포함해 (야당을) 잘 설득해 나가보겠다"며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안보 현실이 매우 엄중한데 국방부 장관 임명이 지체돼 조금 걱정스러운 점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국회에 송영무 국방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오는 10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해놓은 상황이다.
아울러 전병헌 수석은 "한미 미사일 연합 무력시위를 지시한 것에 대해 국민이 더 든든하게 생각할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전날(4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북한이 발사한 것에 "우리의 확고한 미사일 연합대응태세를 북한에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이날 오전 '한미 미사일 연합 무력시위'를 지시했다.
이날 문 대통령 내외는 트랩에 오르기 전 비행기 정비사들과 참모들을 향해 인사를 했고, 출입구 앞에서는 손을 흔든 뒤 독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