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해 일어난 기후변화재난 피해액이 상위 10건만 합쳐도 200조원이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게다가 1000억 달러(119조원) 이상의 막대한 피해 규모를 기록한 해가 최근 5년 사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기독교 구호단체 크리스천에이드는 이날 ‘기후 붕괴의 해 2021년: 비용 계산’ 보고서를 통해 올해 가장 파괴적인 10개의 기후재난이 초래한 피해 규모가 1703억 달러(약 202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최악의 기후변화재난으로는 지난 8월 미국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다가 꼽혔다. 미 루이지애나 등 지역에 집중호우와 강풍을 뿌린 아이다는 총 95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650억 달러(약 77조원) 피해액을 남겼다. 당시 최대 풍속은 시속 240㎞에 달했다.
지난 7월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을 휩쓴 유럽 홍수 사태가 발생시킨 피해액이 430억 달러(약 51조원)로 그 뒤를 이었다. 당시 사망자만 240명에 이르렀으며 정확한 이재민 수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을 정도였다. 약 20일 전 이례적으로 겨울에 발생해 미 중부에서 210명을 숨지게 한 토네이도는 230억 달러(약 27조원)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집계됐다.
그밖에 중국 허난성에서 발생한 홍수로 피해액이 176억 달러(약 21조원)에 달했으며, 11월 중순 캐나다 홍수(추산 피해액 75억 달러·9조원) 초봄인 4월에 불어닥친 프랑스 한파(56억 달러·6조6000억원) 3월 호주 폭우(21억 달러·2조5000억원) 7월 중국을 강타한 태풍 인파(20억 달러·약 2조4000억원) 등이 큰 피해를 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기후변화재난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세계 2위 보험회사 에이온을 인용해 올해가 자연재해로 1000억 달러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6번째 해가 됐다고 설명했다. 6번 모두 2011년 이후로 집계됐으며 이 중 4번이 최근 5년 사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캔 크레이머 크리스천에이드 기후정책 책임자는 “올해 기후변화 비용은 심각하다”며 “전 세계가 안전한 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각국이 서둘러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지 않는다면 이런 재난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크리스천에이드가 보험 손실액 등을 토대로 피해액을 추정했다며 이는 실제 피해액은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해당 방식으로 피해액을 계산하는 경우 자산 가격 차이 등으로 선진국의 피해가 실제보다 더 과도하게 추산될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지 않아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이 크지 않은 저개발 국가에서도 기후변화재난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환경 전문가 최인식 글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