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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칼럼

촛농이 떨어지는 곳에 백성의 눈물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백성의 원망 소리 높다

금단지의 맛있는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옥쟁반의 맛있는 안주는 만 백성의 기름이라

    <논설주간 박 기 동>

 

 

♥암행어사 출두요! / 춘향전 중에서

금단지의 맛있는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옥쟁반의 맛있는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촛농이 떨어지는

곳에 백성의 눈물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백성의 원망 소리 높다.​

金樽美酒 千人血

(금준미주 천인혈)

玉盤佳肴 萬姓膏

(옥반가효 만성고)

燭淚落時民淚落

(촉루락시 민누락)

歌聲高處 怨聲高

(가성고처 원성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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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 암행어사 마패>https://cafeptthumb-phinf.pstatic.net/MjAyMjEwMTRfMTY2/MDAxNjY1NzU0MTk1NjU5.EJpeB6rgLQ5ON4LV38qubVTm5PCt2mTdvr7123QNgUYg.IeoVlBugsGBXfXYAsSaXZGwxkSK0AgfZN7_RwEiS9xog.PNG/%EB%8B%A4%EC%9A%B4%EB%A1%9C%EB%93%9C.png?type=w1600", "originalWidth" : "340", "originalHeight" : "600", "linkUse" : "false", "link" : ""}" data-linktype="img" ="return false;">

 

요염한 기생의 노래가 절정을 향하고

호남 12 읍 수령이 얼큰히 취해 갈 즈음,

한 걸인이 불쑥 연회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대범하게 술 한 잔까지 청했다.

“네 이 놈, 이 자리가 어떤 자리인 줄 알고?

네 놈이 시를 지을 줄 알면 함께 어울려도

좋을 것이요, 그렇지 못하면 당장 돌아갈지어다”

불호령이 떨어지자

걸인이 붓과 종이를 청해 한 수 읊는다.

樽中美酒 千人血

(준중미주 천인혈 :

동이 안의 맛있는 술은 천 사람의 피요)

盤上佳肴 萬姓膏

(반상가효 만성고 :

소반 위의 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며)

燭淚落時 民淚落

(촉루락시 민루락 :

촛물 떨어질 때에 백성의 눈물 떨어지고)

歌聲高處 怨聲高

(가성고처 원성고 :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성 높도다)

시를 본 수령들의 눈이 휘둥 거래질 즈음,

“암행어사 출두야” 외침 속 연회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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