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28일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 우려가 제기되는 북한 영변 핵단지 내 실험용 경수로(ELWR)에 대해 "내년 여름께 정상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장관은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올해 여름 냉각수 식별을 통해 (북한 영변) 경수로 시험가동 사실을 알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2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 개회사를 통해 "영변에 있는 경수로(LWR)에서 활동 증가가 관측됐다"며 "지난 10월 중순 이후에는 경수로 냉각 시스템에서 배수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IAEA보다 몇개월 앞서 우리 관계 당국이 영변 실험용 경수로의 가동을 포착했다는 게 신 장관의 설명이다.
북한은 2010년부터 영변에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해왔으나 완공 목표시점인 2012년을 훌쩍 넘기고도 완공을 못 하다가 이제야 가동하기 시작한 셈이다. 영변 경수로는 19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북한에 건설하려고 했던 1천㎿(메가와트)급 한국형 경수로를 역설계한 것으로 발전 용량은 25∼30㎿급으로 전해졌다.
신 장관은 영변 경수로 가동 단계와 관련해 "일부 극소량 핵물질을 장전해 원자로 시험가동을 한 것"이라며 "시험가동해서 장비나 시설을 보완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그는 신고리 등 한국형 경수로가 시험 가동 후 정상 가동까지 11개월 걸렸다면서 북한의 영변 경수로도 올해 여름에 시험가동이 시작됐기 때문에 내년에는 정상가동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장관은 영변 경수로 가동에 따른 북한의 핵무기 원료 증산 우려에 대해서는 "경수로를 통해 플루토늄을 생산해 핵무기를 만든 나라는 현재까지 없다"며 과도한 우려라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이 현재 영변에서 운영하는 5MW 흑연감속로는 핵무기 연료로 쓰일 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지만, 경수로는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에는 적절치 않다는 설명이다.
신 장관은 북한의 경수로 가동 이유에 대해 "북한은 영변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데 그것이 엉뚱한 말은 아니라고 본다"며 "25∼30MW 원자로 정도면 영변 지역(에 필요한) 전기공급량과 유사해 북한의 거짓말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경수로를 군사용으로 활용한다면 핵추진잠수함에 쓰이는 소형 원자로를 만드는 시험을 할 수 있고, 경수로 가동 중 만들어지는 삼중수소는 수소폭탄의 재료로 쓰인다면서 전 세계에서 사례가 없던 일이나 경수로에서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만드는 새로운 길을 개척할지도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중국의 무단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에 대응해 우리 군 공군도 사전 통보 후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에 진입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올해 중국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 무단 진입이 133회로 2019년부터 작년까지 평균 대비 약 2배로 늘었다면서 몇 개월 전부터 중국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할 때마다 우리 군용기도 같은 거리로 중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다고 설명했다.
신 장관은 "중국은 우리에게 통보하지 않고 진입하는데 우리는 국제규범에 맞게 통보하고 중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다"고 전했다.
우리 군이 개발 중인 초정밀·고위력 미사일 시험에 성공한 사실도 공개했다.
신 장관은 '현무4, 현무5 모두 시험에 성공했느냐'는 질문에 "시험은 성공했는데 전력화 시기는 비밀이라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초정밀(현무4)·고위력(현무5) 미사일은 성공적으로 시험을 다 했고, 계획된 일정에 따라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3축 체계 중 대량응징보복의 핵심 수단으로 꼽히는 미사일인 현무4와 현무5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함에 조만간 전력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