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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개조했다가 '딱' 걸린 운전자들…"불법인 줄 몰랐어요"

양재대로 단속 동행 취재…자동차전용도로 오토바이도 적발서울경찰, 10월까지 이륜·화물차 불법행위 집중단속

 

"불법인 줄 몰랐어요. 원래 냉동 탑차인데 탑이 깨져서 수리하러 갔더니 130만원에 설치해줘서 3년 동안 하고 다녔어요."


6일 오후 2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수서1단지아파트 앞 왕복 8차선 양재대로. 경찰 단속에 적발된 봉고 트럭 운전자 김모(37)씨는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트럭 운전석 상부에 추가로 적재함을 설치했다가 이날 단속에서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입건된 그는 "이렇게 하는 분들이 있어 따라 했다"며 불법 개조인 줄 몰랐다고 항변했다.


빨간색 카니발 운전석 뒷좌석을 허가 없이 임의로 떼어냈다가 적발된 40대 운전자도 단속 경찰과 한참 실랑이를 벌였다.


"농사철 다가오니까 농기계 실으려고 잠깐 떼어놓은 거라고요."
운전자는 경찰의 요구에도 수십초간 침묵을 지키다 겨우 운전 면허증을 내어주고는 결국 차량 뒷문을 열지 않았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차량 뒷좌석에는 장화와 포대, 농기구들이 가득 실려 있었다.


서울경찰청은 설 명절과 졸업식·개학식 등으로 배달 수요가 늘어나는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오토바이 등 이륜차와 화물차 등의 교통법규 위반을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적재함과 등화장치, 소음기 등을 불법 개조하고 번호판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번호판을 꺾어 숫자를 가리는 차량, 폭주·난폭·보복 운전을 하는 차량 등이 주요 단속 대상이다.


취재진이 이날 오후 집중단속에 동행한 1시간 동안 화물차·승합차 등 11대가 불법 개조로 적발됐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승인을 받지 않고 적재 장치에 난간 등 구조물을 임의로 설치하거나 승합차 등에 좌석을 임의로 떼어낸 경우(임의 탈거) 등이다. 기존의 할로겐전구를 떼어내고 불법으로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를 부착한 대형 버스와 이륜차도 있었다.


단속반은 우선 불법 개조가 의심되는 차량을 정차시킨 뒤 번호판 조회를 통해 승인 여부를 확인했다. 이날 적발된 차량 운전자들 대부분은 개조 사실을 신고해야 하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승합차 좌석을 임의로 떼어 내 단속된 한 운전자는 "얼마 전에 시골에서 검사받고 탈거하고 왔다. 신청하려고 하고 있었다"고 경찰에 말했다. 


이날 단속에서는 자동차전용도로인 양재대로를 달린 이륜차 9대도 적발됐다. 번호판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꺾어 숫자를 가리는 차량은 적발되지 않았다.


한 오토바이 배달원은 "자동차전용도로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근처에 개천이 있어서 건널 수 있는 도로가 많지 않다"며 "전에도 한번 단속에 걸린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배달통을 열어 포장된 음식을 가리켜 보이며 "빨리 갖다줘야 하는데 다 식겠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자동차관리법상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 없이 차량을 개조하면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임의로 개조한 적재물이 낙하·추락하면서 뒤따라오는 차량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튜닝을 하는 차량의 경우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시군구청장의 승인을 얻어 안전하게 튜닝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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