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 낙하 사고가 발생한 세종시 상가 건물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 16층에서 얼음이 든 주머니가 밑으로 떨어지는 일이 일어난 데 이어 최근엔 세종시의 상가 건물 3층에서 킥보드가 바닥으로 낙하해 2명이 다쳤다.
두 사건 모두 어린 학생들이 밑으로 내던진 것으로, 심각한 인명 피해의 위험이 큰 범죄 행위지만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이어서 범행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세종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4시께 세종시 새롬동 한 상가 건물 3층에서 저학년 초등생 A군이 킥보드를 아래로 던졌다.
당시 하교하던 중학생 2명이 떨어진 킥보드에 맞아 각각 머리와 다리에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A군과 보호자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지만, A군 나이는 만 10세 미만으로 소년보호처분과 형사처벌 모두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상가는 학원 등이 밀집한 곳으로 평소 학생들이 자주 오가는 곳이기에 일부 시민들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까 불안함에 떨고 있다.
중학생 자녀를 키우는 최모(41)씨는 "평소 자주 드나들던 곳인데 피해자가 내 자식이나 내가 됐을 거라고 생각하니 끔찍하다"며 "가해자가 아무리 어린 나이라도 높은 곳에서 물건을 던지면 위험하다는 것쯤은 알 텐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없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도 세종시 고운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중학생이 16층 높이에서 얼음이 든 주머니를 밖으로 던지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얼음주머니가 떨어진 아파트 아래 잔디밭에서는 미취학 아동들이 놀고 있었는데, 다행히 주머니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떨어져 다친 사람은 없었다.
가해 학생은 "호기심에 던졌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학생은 형사 미성년자(만 10세 이상~14세 미만 소년)인 촉법소년으로 역시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다.
어린이와 학생이 많아 '젊은 도시'라는 별명이 붙은 세종시에서는 어린이들의 이같은 범죄가 잊을만하면 반복되지만,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부 박모(31)씨는 "유치원생들도 가정과 보육시설에서 높은 곳에서 사람을 향해 물건을 떨어뜨리면 위험하다는 것쯤은 충분히 이해하고 배웠을 것"이라며 "범행 사실은 있지만 어린이·청소년이라는 이유로 매번 용서해주면 언젠간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경찰도 가해자를 조사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어린이와 촉법소년의 형사 처벌 근거가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경찰은 학교전담경찰관(SPO)을 통한 범죄예방 교육을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SPO의 범죄예방 교육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을 상대로 물건을 투척하는 범죄에 대해서 강력하게 계도 조치를 하겠다"며 "가정 등에서도 자녀들에게 위험한 물건을 높은 데서 던지는 행위가 범죄라는 사실을 지도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