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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안전

통제 20분 뒤 침수…평택시, 발빠른 대처로 지하차도 사고 막아

오송참사 후 훈련만 10여회…'선조치 후보고' 체계 가동 차량통제부터

     완전히 물에 잠긴 세교 지하차도


"차량 통제한 지 20분도 채 되지 않아 지하차도가 완전히 잠겼습니다.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


경기 평택시 도로 유지보수 용역을 맡고 있는 장재구 소장은 1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세교지하차도 상황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지하차도 출입 통제 후 불과 20분도 되지 않아 차도가 모두 물에 잠겼으니, 발 빠른 판단이 없었다면 그야말로 대형 참사가 빚어질 뻔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18일 오전 2시 30분, 평택시청 도로관리과 직원들은 호우주의보 발령과 함께 상황실에 집결해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해당 부서 조병훈 주무관은 오전 6시 30분 특보가 호우경보로 격상되자 매뉴얼에 따라 10분 뒤 세교지하차도 담당 직원 4명을 현장에 배치해 예찰 활동을 하게 했다.


실시간 CCTV 모니터링을 통해 지하차도 내부 상황을 지켜보던 조 주무관은 비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오전 8시께 도로 유지보수 업체 인력과 장비를 현장 주변에 배치했다.


해당 업체 소속인 장 소장은 세교 지하차도 등 3곳을 차례로 돌면서 현장 상황을 체크하던 중 오전 9시 30분께 세교 지하차도 바닥 면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했다.


신발 높이만큼 물이 차오른 것을 확인한 장 소장은 매번 평택시와 합동 훈련 때마다 지시받은 대로 차량 통제 '선조치'를 결정했다.


평택시는 훈련 때 상황이 여의찮으면 현장 판단대로 차량 통제를 먼저 결정하고 시에 보고해달라고 방침을 내려왔다.


당시 세교 지하차도에는 고덕 삼성전자로 향하는 출근 차량을 비롯해 양방향 40여대의 차량이 있었으나 장 소장은 차량 진입을 막고 바로 시청에 이 사실을 알렸다.


양방향 차량 통제가 이뤄지고 내부에 차량을 모두 비운 건 오전 9시 40분이었다.


통제 직후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인근에 있는 지방하천인 도일천의 지류가 범람하면서 그 물이 순식간에 세교 지하차도로 유입된 것이다.


왕복 4차로, 길이 760m에 달하는 세교 지하차도가 완전히 물에 잠긴 건 불과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다행히 침수 당시엔 지하차도 안에 차량이 단 한대도 없어 인명피해도 일어나지 않았다.

 

    세교지하차도 현장 점검 중인 정장선 평택시장

 

정장선 평택시장은 "작년 오송 참사 이후 1년간 호우예비특보 발효 시부터 지하차도 진입 차단 훈련을 10여 차례 실시해왔다"며 "사전 훈련과 지하차도 전담 인력 예찰, 양방향 통제 인력 사전 배치 등 재난에 대비해 온 덕분에 이번 호우 때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날 저녁 현장을 방문했던 김동연 경기지사도 이날 기우회 월례회에서 "다행히 평택시에서 빨리 사전 차단 조치를 해서 인명피해를 막을 수가 있었다"며 "그런 조치가 선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면 자칫 오송지하차도 사고의 재판이 될 수 있는 그런 정도였다"고 했다.


세교지하차도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배수 작업은 완료됐으나 내부 토사 제거와 청소, 전기 설비 정비 등에 시간이 더 소요돼 이르면 20일 정오께 통행이 재개될 예정이다.


지난 16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평택시 서탄면에는 253㎜의 비가 내렸다. 특히 현덕면에는 전날 오전 시간당 도내 최대 88.5mm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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