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오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사진 연합뉴스 제공)
북한이 21일 또 남쪽을 향해 오물 풍선을 살포하자, 군이 대응 수위를 높여 모든 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전면 시행에 나섰다. 남북 접경 지역의 군사적 긴장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1일 "우리 군은 수차례 경고한 바와 같이 오늘 오후 1시부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全) 전선에서 전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은 북한 오물 풍선에 대응해 지난 18일부터 전방의 서부·중부·동부전선에 배치된 고정식 확성기를 릴레이식으로 가동하며 제한적으로 대북 방송을 했다.
그런데도 북한이 이날 오전 또다시 남쪽을 향해 오물 풍선을 살포하자 부분적으로 실시하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확대하며 대응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군은 이날 1시부터 전방 지역의 모든 고정식 확성기를 동시에 전면 가동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군 소식통은 "확성기 운영에 제한을 다 없앴다는 의미"라며 "현재 고정형 확성기를 다 틀고 있고, 이동식 확성기도 필요에 따라 언제든 가동할 수 있도록 운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확성기 방송 시간은 지난 사흘과 마찬가지로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합참은 "집중호우로 인해 우리 국민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도 심대한 피해가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북한군은 저급하고 치졸한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북한군이 자행하는 전선 지역에서의 긴장 고조 행위는 오히려 북한군에게 치명적 대가로 돌아갈 수 있으며, 사태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정권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에도 오물 풍선을 계속해서 살포하고 있으며, 군 확성기 확대 가동에 대응한 특이동향은 아직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군과 주민들의 동요를 일으킬 수 있어, 북한이 가장 꺼리는 대북 심리전 수단인 만큼 북한이 이에 반발해 수위 높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2015년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에 대응해 박근혜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는데, 북한이 서부전선에서 포격 도발을 감행해 대응한 바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4일과 16일 성명을 내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삐라) 살포를 비난하고 "한국 쓰레기들의 치졸하고 더러운 짓이 계속될 경우 우리의 대응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제기될 것"이라며 새로운 방식의 도발을 시사하기도 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군의 활동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