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소방, 우리는 원팀"…112·119 상황실서 재난·범죄 공동 대응
A시의 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은 한 영화관 화장실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화재진압 출동 지령을 내렸다. 같은 상황실에 파견 근무 중이던 경찰공무원 김모 경감은 신고자 설명을 듣고 단순 화재가 아닌 방화 가능성을 인지해 즉시 경찰청과 상황을 공유했고 경찰도 즉시 출동해 용의자를 신속히 검거할 수 있었다.
B도 경찰청 112종합상황실은 한 오피스텔 옥상 난간에 여학생이 서 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곧바로 출동했다. 같은 상황실에 파견 근무 중이던 소방공무원 최모 소방경은 즉시 소방본부와 상황을 공유했고, 인근 소방서 구조대가 신속히 출동해 안전 매트 설치 등 사전 조치로 투신자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처럼 재난과 범죄 현장에서 신속하게 초기 대응을 하기 위해 18개 시도 경찰과 소방 상황실에 상호 파견관 144명이 상시 배치된다.
행안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지방자치단체에 두는 소방공무원 정원에 관한 규정'과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 개정안이 3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작년 4월 행안부가 발표한 '국가 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다. 주요 재난·범죄 상황에서 경찰청과 소방청 간 협업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됐다.
행안부에 따르면 그간 112 또는 119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에 출동한 이후에야 경찰과 소방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판단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국민 입장에서는 치안·응급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행안부는 이를 개선하고자 작년 5월 경찰·소방 본청 상황실에 상호 파견관 각 4명씩을 배치했다. 이를 통해 경찰과 소방이 현장 상황을 초기부터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공동 대응 건수가 약 5% 증가했다.
이런 성과를 확산하고자 경찰·소방 본청 외 전국 18개 시도 상황실에도 상호파견관을 확대 운영하는 내용의 직제 개정안 등을 마련하게 됐다.
상호 파견관은 경찰 소속 경감 72명과 소방 소속 소방경 72명이다. 이들은 18개 시도 경찰청 및 소방본부 상황실에 각 4명씩 배치돼 1조 4교대 근무를 하게 된다.
작년 112·119 신고 기준 연간 3천300만건, 1일 9만여건에 달하는 방대하고 다양한 종류의 신고를 더 촘촘히 살펴 빈틈없이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행안부는 전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번에 배치되는 파견관을 통해 모든 지역의 긴급한 현장에서 경찰·소방의 협업이 더욱 긴밀해질 것"이라며 "국민 안전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경찰·소방, 지자체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