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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지적장애인에게 친고모 '살인교사' 혐의 20대 택배기사 항소심서 무죄

범행 동기가 부족하고 공범의 진술 고려


빚을 갚기 싫어 지적장애를 앓는 지인에게 친고모를 살해할 것을 교사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택배기사가 항소심에서 혐의를 벗었다.


대구고법 형사1부(재판장 박준용 부장판사)는 11일 자신을 키워준 친고모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구속 기소된 조카 이모(21)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5년으로 양형을 가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카 이씨에게 살인을 교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택배기사 이모(25)씨에게는 원심에서 선고한 징역 20년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택배기사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이유에 대해 "피고인이 살인을 교사할 정도로 큰 빚을 지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조카 이씨가 '피고인으로부터 살인을 교사받은 적이 없다'고 당심에서 인정한 만큼 직접증거가 없는 이상 검찰에서 제기한 공소사실은 경험칙에 비춰봐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조카 이씨에 대하여는 "피고인이 지적장애를 앓고 있고 전과 없는 초범인 점은 인정되나 범행 수법이 매우 무자비하고 피해자는 피고인을 어렸을 적부터 보살펴 온 유일한 가족이기에 죄질의 경중에 비추어 원심의 양형은 너무 가볍다"고 판시했다.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에 따르면 조카 이씨는 택배기사 이씨의 지시에 따라 지난 1월 조카 이씨의 고모인 피해자 이모(63)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같은 동네에 살며 약 2년 전부터 서로 알고 지낸 사이였다. 지난해 9월 택배기사 이씨는 조카 이씨로 하여금 고모의 휴대폰 유심칩을 몰래 빼내오게 한 후 200만원 상당의 게임머니를 소액결제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조카 이씨 고모는 돈을 갚을 것을 요구했고 돈을 갚기 싫은 택배기사 이씨는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택배기사 이씨는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조카 이씨가 자신의 말을 잘 따르며, 흥분하면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을 이용했다. 그는 가출해 자신과 지내던 조카 이씨에게 ‘돈 문제를 얘기해 고모를 화나게 한 뒤 내가 자리를 피해주면 죽이라’고 수차례 말하며 살인을 교사했다. 실제 범행 당일 택배기사 이씨는 조카 이씨와 함께 피해자의 집을 찾아 말다툼을 유도했다. 이들을 나무라던 피해자는 갑자기 자신의 목을 조르고 폭행하는 조카 이씨의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살인과 살인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들은 1심에서 각 징역 12년과 20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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