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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평택 대리모 사건'이 소환한 '대리모 합법화' 논쟁

대리모에게 돈 주고 세 자녀 얻은 60대…일부 누리꾼 "애국자""생명윤리법에 위배…합법화 시 여성 상품화 등 문제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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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대리모 사건' 수사 과정에서 대리모들을 통해 세 자녀를 얻은 60대 남성이 입건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때아닌 '대리모 합법화' 논쟁이 일고 있다.


지난 3분기 합계출산율이 0.7명을 기록한 가운데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입건 대상자에 대해 "애국자"라고 추켜세우거나 "대리모를 합법화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각종 사회·윤리적 문제 및 출산한 아동을 둘러싼 각종 법적 분쟁 소지, 상업화에 대한 우려 등이 있어 섣불리 결정할 일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 잊을 만하면 드러나는 대리모 사건
9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이른바 '평택 대리모 사건' 관련자 4명을 형사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 사건은 현재 평택에 거주 중인 30대 대리모 A씨가 60대 재력가 B씨의 정자를 이용해 임신 및 출산을 한 사건이다.
A씨는 브로커를 통해 4천900만원 상당을 받고 B씨와 소위 '대리모 계약'을 맺는 수법으로 범행했다.
A씨는 이듬해인 2016년 10월 남자 아기를 출산해 계약에 따라 아기를 B씨 측에 건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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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조사해 보니 B씨는 A씨를 포함한 대리모들을 통해 총 3명의 자녀를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이미 장성한 자녀들이 있으나, 아이를 더 갖고 싶어서 아내의 동의를 받고 대리모를 통해 아기를 출산했다"고 진술했다.


대리모 사건은 과거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대구지법에서 재판받고 있는 30대 대리모는 불임 부부에게 접근해 5천500만원을 받고 아기를 대신 낳아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는 미혼모에게 "난자를 제공하면 돈을 주겠다"고 제의하는 등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10월 이 대리모에 대해 징역 9년을 구형한 상태이다.


2019년 8월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는 대리모를 해주는 대가로 8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여성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이 여성은 출산 후 "아이 출생의 비밀을 폭로하겠다"며 의뢰인 부부를 협박하고 각종 소송을 제기했다가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자취 감춘 줄 알았던 대리모 여전히 존재
자신의 난자를 제공해 불임 부부 남편의 아기를 낳는 속칭 '씨받이' 역할을 하고 돈을 받는 등의 대리모는 2000년대 이후 거의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리모를 찾는 수요가 꾸준하다 보니 이같은 불법 행위가 음성적으로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대리모 사건을 담당한 한 경찰관은 "수사 과정에서 국내에 생각보다 많은 대리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놀랐다"며 "대리모를 적발해 보니 대리모 경험이 있는 지인에게서 범행을 전수 받은 것이었고, 브로커를 적발해 보니 또 다른 대리모를 이 사건 의뢰인에게 연결해 준 정황이 나왔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런 현상은 불임·난임 진료가 늘고 있는 현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최근 5년간(2018∼2022년) 불임 및 난임 시술 현황에 따르면 5년 사이 전체 불임 환자는 2018년 22만7천822명에서 2022년 23만8천601명으로 4.7%(연평균 1.2%) 증가했다. 


난임 환자는 2018년 12만1천38명에서 2022년 14만458명으로 16.0%(연평균 3.8%) 늘었다.
불임은 임신을 할 수 없는 정확한 이유가 있어 임신이 되지 않는 것이고, 난임은 생물학적으로는 임신이 가능하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임신이 잘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아기를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사람이 많아져 대리모가 횡행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대리모 합법화?…"문제 소지 많아 신중한 접근 필요"


'평택 대리모 사건' 뉴스에는 "대리모 합법화하라", "의뢰인은 애국자"라는 등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 들어 1~3분기 태어난 아기는 17만 7천여명으로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를 기록했고,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3분기 기준 0.7명으로 역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누리꾼들 사이에서 저출생 위기 해법으로 '대리모 합법화' 의견이 제시된 것이다.
실제로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대리모 계약을 허용하고 있다.


대리모를 일정 요건 하에 허용하면서 상업적 대리모를 규제하는 국가로는 영국, 그리스, 베트남, 이스라엘, 캐나다 등이 있고, 상업적 대리모까지 완전히 허용하는 국가로는 인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리모 합법화 시 출산을 타인에게 의존하는 풍조를 야기할 수 있어서 해외 입법례를 무작정 따르기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성인권단체인 한국여성인권플러스 관계자는 "대리모는 여성의 신체와 생식 기능을 상품으로 이용해 여성의 인간적 존엄성을 훼손하는 관행"이라며 "이는 아동 매매의 일종이기도 하며, '아기를 낳은 사람이 어머니'라는 사회적 공감대를 훼손해 혼선을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대리모 관련 규정을 담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대한 개정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사회적 공감대 형성 및 합의가 선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법률에 따르면 재산상 이익이나 그 밖의 반대급부를 조건으로 배아나 난자 또는 정자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


박동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리모에 의한 임신 및 출산은 생명윤리법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여성을 '배양 기계'처럼 여겨 사회 질서에 반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저출생의 해법으로 대리모를 합법화를 말하기 전에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고, 입양 제도 문턱을 낮추는 등 다른 대안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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