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매립지로 세계 최대 규모인 수도권매립지 내 침출수처리장을 개선하기 위해 1천억원대 지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관계기관들이 비용 분담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26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에 따르면 SL공사는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서 하루 최대 670만L(리터) 상당의 침출수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운영 중이다.
이곳 침출수처리장은 현재 제1·2·3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침출수와 각종 폐수를 통합 처리하고 있는데 최근 질소 처리시설에 대한 보완 공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폐기물관리법상 침출수 배출 허용 기준이 강화되면서 당장 내년 7월부터 총질소(TN)를 기존 200㎎/L 이하에서 60㎎/L 이하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도권매립지 침출수처리장 내 총질소가 95㎎/L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강화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시설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다.
SL공사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현재 처리 공정으로는 법적 기준을 지키기 어렵다고 보고 2027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질소 시설 보완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해 당사자인 서울시·인천시·경기도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은 막대한 지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비용 분담 방안을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
SL공사는 지난 5월에 나온 용역 결과를 토대로 법적 기준에 맞게 침출수처리장을 운영하려면 총사업비 1천300억원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700억은 질소 시설 보완을 위한 공사비이고 나머지 600억원은 침출수 슬러지(찌꺼기) 처리 등을 위한 시설 개선 비용이다.
지난 9월 수도권매립지 운영위원회에서도 비용 분담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나 일부 지자체는 실무진 차원에서 결정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해 심의 보류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SL공사는 우선 질소 시설 보완공사를 위한 설계비 29억원을 공사 자체 예산으로 부담하고 전체 비용에 대한 세부 분담 계획은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SL공사 관계자는 "수도권 지자체와 비용 분담에 대한 공감대는 이루고 있으나 아직 세부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사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