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서비스와 콘텐츠 다양성을 앞세워 본격적인 카카오톡 생태계 혁신에 나선다.
지난해 기준 4천800만여명이 사용한 국내 대표 메신저이지만, 앱 이용 시간이 좀처럼 늘지 않는 상황에서 얼마나 차별화된 재미와 서비스를 선보이느냐에 따라 카카오톡 혁신의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13일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상반기 내 이용자들의 다양한 요청을 분석해 선물·장소 등을 추천하는 'AI 메이트'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채널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지만, 향후에는 카카오 커머스·카카오맵 등 다른 서비스에도 적용돼 이용자 활동성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흥미로운 콘텐츠를 탐색할 수 있는 카카오톡 '발견 영역'의 출시도 예고했다.
이 기능은 카카오톡 이용자가 이미지·숏폼(짧은 동영상) 등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통해 여러 재미 요소를 발견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발견 영역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널리 쓰이는 스크롤 방식의 피드(게시글) 형태를 예시로 소개하며, 보다 다양한 서비스로 출시할 것이라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카카오톡 광고, 선물하기·톡스토어 등 톡비즈 매출은 지난해 2조1천60억원을 기록, 전체 매출 7조8천740억원 중 약 27%를 차지했다.
이 같은 매출 기여도에도 불구하고 카카오가 다시금 '발견'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운 이유는 채팅 목적에 편중된 카카오톡의 한계를 돌파하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온 국민이 하루에도 수십번 사용하는 앱이지만 주요 이용 목적인 채팅만으로는 이용 시간이 한정적이며, 이를 극복하지 않고는 이용자가 선물하기·쇼핑·웹툰 등 다른 서비스로 유입될 여지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카카오톡 월평균 사용시간은 1인당 686분으로 집계됐다. 앱 사용시간이 일정하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약 23분을 사용하는 셈이다.
작년 5월(705분)을 제외하면 지난 1년간 카카오톡 월평균 사용시간은 대부분 1인당 600분대 후반을 맴돌았다.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 설명하는 오픈AI 샘 올트먼 CEO(사진 연합뉴스 제공)
반면 유튜브의 사용 시간은 카카오톡의 3배에 달한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유튜브 월평균 사용시간은 1천83억분에 달했으나, 카카오톡은 327억분에 그쳤다. 카카오톡과 유튜브 사용자는 각각 4천831만명, 4천663만명으로 카카오톡이 앞선다.
일반적으로 앱 광고가 클릭·노출 빈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구조라는 점도 앱 사용시간을 등한시할 수 없는 요소다.
정 대표는 콘퍼런스콜에서 "수익화가 가능한 성격의 트래픽이 늘어나고, 다양한 형태의 지면 확장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열린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카카오톡 발견 영역을 통한 수익화 의지를 나타냈다.
국내 토종 앱이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플랫폼과 직접 경쟁하는 시대에 '국민 메신저'의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카카오톡만의 장점으로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이용량에 비해 광고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영역이 부족하다"며 "사용자 편의성을 위한 기능과 AI를 통해 서비스를 변화시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해 한국어 대화 데이터를 방대하게 축적했다"며 "이에 기반해 성공적으로 AI를 접목한다면 다시금 카카오톡의 부흥이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