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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인물

15㎏ 유로파 우승 트로피 번쩍…손흥민 생애 첫 우승까지

토트넘서 3차례 준우승 분루…대표팀서도 호주 아시안컵 우승 불발

우승 트로피 들어 올리는 손흥민(사진 연합뉴스)

 

대리석 받침대 위에 은으로 큼직하게 만든 유로파리그(UEL) 우승 트로피의 무게는 15㎏에 달한다.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대회 우승 트로피 중 가장 무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상위 유럽 클럽대항전인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트로피 '빅이어'는 7.5㎏ 정도다. 한 급 낮은 UEL 우승 트로피가 외려 두 배 무거운 셈이다.


22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의 UEL 우승에 기여한 손흥민은 '캡틴'으로서 우승 세리머니의 중심에 섰다.


10년 넘게 토트넘에서 뛴 베테랑이자 에이스답게 후배들을 하나하나 단상으로 올려보낸 그는 시상자로 나선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을 가장 마지막에 마주했다.

 

유로파 우승 트로피 들어 올린 손흥민(사진 연합뉴스)
 

체페린 회장이 건네는 묵직한 우승 트로피를 활짝 웃으며 받아 든 손흥민은 동료들 쪽으로 몸을 돌렸다.
트로피를 내린 채 다 함께 '발구르기'를 하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태극기를 허리에 두른 손흥민은 더 기다리기에 지쳤다는 듯 번쩍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독일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해 잉글랜드 토트넘까지 유럽에서만 15시즌째를 보낸 손흥민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 축구계를 대표하는 골잡이로 꼽힌다.


그런데도 우승과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처음 몸담은 함부르크(독일)는 분데스리가 중하위권 클럽이어서 우승이 크게 기대되지 않았다. 당시 손흥민은 한창 '성장 중'인 공격수이기도 했다.

 

감격의 눈물 흘린 손흥민(사진 연합뉴스)
 

2013-2014시즌부터 두 시즌을 뛴 레버쿠젠(독일)도 우승과는 거리가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독주를 펼치는 분데스리가에서 레버쿠젠은 거듭 4위에 그쳤고 컵 대회에서도 우승권엔 다가서지 못했다.


손흥민은 2015-2016시즌 대도시 런던 연고의 빅클럽인 토트넘에 입단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우승의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어떤 대회에서도 우승하지 못한 토트넘의 부족한 '우승 DNA'를 손흥민 역시 실감해야 했다.


손흥민은 작년까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우승 문턱에서 세 번 주저 앉았다.
토트넘은 손흥민 입단 후 2번째 시즌인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EPL) 준우승을 차지했다. 다만 우승팀 첼시에 승점 7이나 뒤져 '아까운 준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8-2019시즌 리버풀을 상대로 치른 UCL 결승전에선 풀타임 활약을 펼쳤지만 0-2 패배의 결과를 마주해야 했다. 리버풀의 명수비수 버질 판데이크의 벽을 뚫지 못했다.


당시 토트넘은 준결승에서 아약스(네덜란드)를 극적으로 따돌리고 결승에 오른 터라 아쉬움은 진했다.
토트넘은 2020-2021시즌 리그컵 결승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에 0-1로 졌다.


경기를 앞두고 조제 모리뉴 감독이 경질돼 라이언 메이슨 대행 체제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토트넘은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자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맨시티의 에이스 케빈 더브라위너가 그를 위로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손흥민의 '우승 실패 잔혹사'는 국가대표팀에서도 반복됐다. 한국이 현실적으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메이저 대회는 아시안컵 하나다.


한국은 2015년 호주 아시안컵 결승에서는 개최국 호주에 연장 혈투 끝에 1-2로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손흥민은 한국이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을 책임졌으나 끝내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한국은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서는 16강 탈락했고, 2023년 카타르 대회에서는 요르단에 0-2로 충격패하며 4강에서 짐을 쌌다.


이번 UEL은 손흥민이 우승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보였다. 올 시즌 손흥민의 강점인 스피드가 하락하고 결정력까지 감소하면서 '에이징 커브'가 확연하게 느껴진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후반 교체로 투입돼 20여분간 열심히 수비에 가담하며 승리에 기여했고, 결국 우승이라는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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