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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부산고법 형사2부는 "남편 죽여달라"는 내연녀 청탁 실행한 40대 항소심서 감형

부인은 살인방조 원심대로 무죄

 

남편을 살해해 달라는 내연녀의 부탁을 받고 강도를 위장해 살해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부산고법 형사2부(재판장 신동헌 부장판사)는 17일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진모씨(46)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또 진씨에게 남편을 살해해달라고 부탁한 명모씨(70·여)에게는 징역 15년을 선고했으나 살인방조 혐의로 함께 기소된 부인 최모씨에게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진씨는 명씨로부터 1300만원을 빌린 아내 최씨를 통해 명씨를 알게됐다. 이후 두 사람은 여러 차례 만남을 갖다가 내연 관계로 발전했다.

 

명씨는 사업자금을 빌려주는 등 수년간에 걸쳐 A씨에게 5900만원 상당을 건네주기도 했다. 그러던 중 명씨 남편이 이 사실을 알게됐고, 평소 재산문제 등으로 남편에게 불만을 품고있던 명씨는 남편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명씨는 모든 채무를 탕감해주고 범행이 성공하면 사업자금을 지원해주겠다며 진씨에게 살인을 청탁했다.

 

이후 진씨는 두 차례에 걸쳐 범행을 시도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중도에 포기하기도 했다. 명씨는 지속해서 범행을 재촉했고, 진씨는 지난해 7월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명씨의 집에 침입해 잠을 자던 명씨의 남편을 흉기로 찌르고 둔기로 때려 살해했다.

 

두 사람은 범행을 강도살인으로 위장하기 위해 24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고, 집으로 귀가한 명씨의 친딸을 강제추행하기도 했다.

 

재판과정에서 두 사람은 범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겼고 1심 재판부는 "진씨의 경제적 어려움과 명씨의 남편으로부터 채무 변제에 대한 압박을 받는 등을 볼 때 진씨가 범행을 주도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진씨에게는 무기징역을, 명씨에게는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누적된 남편에 대한 불만 등으로 강도살인 범행을 실행한 의지는 명씨가 더 컸고, 살해 도구를 미리 준비하고 직접 살인을 저지른 진씨 죄책도 무겁다"며 "범행 가담 정도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방법 등을 볼 때 그 죄질이 불량하지만 명씨의 집요한 요구·독촉과 경제적 이익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명씨에 대해서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대가로 남편을 살해하도록 독촉하고 강도 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해 친딸까지 강제추행하도록 공모하는 등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수십년간 남편으로부터 신체·언어적 학대를 당해온 것으로 보여 동정의 여지가 있는 점, 피해자의 유족과 딸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만 70세의 고령이며 징역 15년형이 사실상 종신형에 가까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한편 부산고법 재판부는 최근 원룸에서 친구를 살해한 뒤 범행을 뉘우치지 않는 피고인 김모(4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대로 징역 18년을 선고하는 등 엄중 처벌 추세다.

 

다만 최근 장기미제사건인 부산 여종업원 살인 사건 피고인 양모(48)씨에 대한 파기환송 선고공판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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