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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밀수한 마약 받다가 잡힌 태국인 "몰랐다" 발뺌…징역 6년

6년 넘게 불법 체류도…3년 전에는 필로폰 판매로 지명수배

단속된 마약(사진 연합뉴스)

 

태국인 A(32)씨는 지난해 7월 충북 음성군 길거리에서 처음 본 남성에게 150만원을 주고 신종 마약인 '야바'(YABA) 100정을 넘겨받았다. 야바를 판 남성은 A씨의 부탁을 받은 이른바 '던'이라는 인물이 보낸 중간 판매책이었다.


이후 A씨는 해외에 머물던 던과 짜고 한국으로 밀수한 야바를 건네받는 범행에 가담했다.


던은 지난해 8월 3일 태국과 가까운 라오스에서 국제특급우편으로 야바 3천919정(도매가 7천800만원 상당)을 초콜릿 상자에 숨겨 보냈다. 받는 주소는 경기 파주시였다.


A씨와 던의 범행에 가담한 또 다른 공범이 파주에서 야바를 수령했고, 닷새 뒤 택시 기사에게 부탁해 야바를 다시 A씨가 있는 충북 음성으로 보냈다.


A씨는 택시 기사가 싣고 온 야바를 건네받아 또 다른 곳으로 옮기려다가 '통제배달'로 뒤를 쫓은 인천공항세관 수사관들에게 결국 체포됐다.


통제배달은 마약을 숨긴 화물을 바로 수거하지 않고, 목적지로 배달되게 한 뒤 현장에서 수취인과 공범을 검거하는 특수 수사기법이다.


A씨가 공범과 함께 밀수한 야바는 태국어로 '미친 약'이라는 뜻으로 필로폰과 유사한 성분의 알약 형태다. 1정당 3만∼5만원이어서 다른 마약보다 저렴하고 구하기도 쉬워 주로 동남아 국가에서 많이 유통된다.


국내에서도 동남아 국가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이 몰래 야바를 찾다 보니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적발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인천경찰청은 2년 전 건강기능식품으로 위장한 야바 1천900여정을 국제우편으로 태국에서 밀수해 국내에 유통한 총책과 판매책 등 80여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충남 서산, 경기 화성, 전북 정읍,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야바를 판매했다.


같은 해 창원지검도 야바 5만1천763정을 가공식품처럼 포장해 국내로 밀수입한 30대 태국인을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2017년 한국에 입국한 뒤 6년 넘게 불법 체류한 A씨는 지난해 재판에 넘겨지자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해외에 있는 던에게서 '화장품이 든 국제우편물을 받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수령했다"며 "그 안에 야바가 들어있는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우편물 안에 마약이 든 사실을 알고도 받으려고 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과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우편물이 도착할 시각이나 택시 번호를 공범들과 공유하며 여러 차례 그룹 영상통화를 했다"며 "(마약이 든 우편물이 이동할) 파주에서 피고인의 집까지 자동차 길 찾기를 검색한 사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도 여러 차례 야바를 구매해 투약하거나 다른 이들에게 판매한 적이 있다"며 "2022년에 필로폰을 판매한 혐의로 지명수배된 상태였던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예기치 못하게 범죄에 연루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받으려고 한 야바의 양이 상당히 많았다"면서도 "야바가 모두 압수돼 시중에는 유통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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