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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보도자료

박근혜, 회고록서 "탄핵 찬성 의원들에 정치 무정함 느껴"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직격 "국회법 통과 전 연락피해…어처구니 없어""최서원 '비덱이 뭔가요?' 거짓말, 지금도 전율…미르 이사진 추천받은 건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5일 대구의 한 호텔에서 회고록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4년 9개월의 수감 시절 도중인 2021년 늦가을에 쓴 자필 메모를 처음 공개했으며, 회고록에서 대통령 재임 시절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지도부였던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에 대한 일화를 다뤘다.


회고록에는 18대 대선 이후인 2012년 말부터 탄핵, 수감 생활을 거쳐 2022년 3월 대구 달성군 사저에 입주하기까지 약 10년간 박 전 대통령의 정치 일대기가 담겼다.


◇ 2021년 늦가을 작성 수감 중 메모 첫 공개
박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을 반년가량 앞둔 2021년 늦가을 옥중에서 자필 메모를 남겼다.


그는 2017년 10월 16일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더 이상 재판 절차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그 후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서 했던 일들이 적폐로 낙인찍히고 맡은바 직분에 충실하게 일한 공직자들이 구속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저로서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고 적었다.


또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함께한 이들마저 모든 짐을 제게 건네주는 것을 보면서 삶의 무상함을 느꼈다"며 등을 돌린 옛 측근들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이어 "하지만 이 모두 정해진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겠다. 2006년 (커터칼) 테러 이후의 저의 삶은 덤으로 주어져서 나라에 바쳐진 것이라 생각했기에 제 일신에 대해선 어떠한 미련도 없다"며 "이제 모든 멍에를 묻겠다.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는 마음도 없다. 서로를 보듬으면서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썼다.


박 전 대통령은 '내가 이 모든 것을 다 지고 가면 해결이 될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 이 메모를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 유승민 재차 비판…"어처구니없었다"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시절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전 의원 관련 일화도 소개했다.


2015년 4월 자신의 비서실장 출신인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정부 기조를 비판하자, 박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배신의 정치를 심판하자"고 그를 직격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연설을 TV 중계로 직접 봤는데, 그의 발언을 납득하기 힘들었다. 연설 내용도 문제가 많았다"며 "창조경제는 폄훼하면서 당시 야당의 소득 주도 성장론은 환영한다고 하니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2015년 5월 당시 유 원내대표가 공무원 연금 개혁 협상의 합의 조건으로 국회의 시행령 수정 권한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에 야당과 합의했다는 얘기가 들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절대 안 된다"고 전달하려 했으나, 유 원내대표가 연락을 피했다면서 "어처구니없었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유 전 의원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관까지 이어지는 지하통로를 모처럼 함께 걸은 일이 있었고, 당시 일부러 질문을 던지며 계속 말을 걸었는데 대화가 겉돌았다면서 "벽이 가로막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다만 "20대 총선을 생각하면 뼈아픈 후회가 남는다. 무엇보다 유 의원 공천 논란을 그렇게 크게 만들 일이 아니었다"면서 "그 문제가 다른 총선 이슈를 다 덮어버렸다"고 말했다.


◇ 탄핵 찬성 의원에 서운함…"정치 무정함 새삼 느껴"
박 전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당일 상황에 대해 "담담한 마음으로 비공개 국무회의를 소집했는데, 함께 고생한 국무위원들의 얼굴을 보자 감정이 북받치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가슴 속으로 피눈물이 흘렀다"고 적었다.


또 '탄핵안 찬성 여당 의원 62명 명단'을 지라시로 접했다며 "정치란 참으로 무정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친박 무소속 연대' 소속이었고 이후 친박임을 자처하며 활동해온 3선의 A의원", "2012년 총선 때 지원 유세를 간곡하게 부탁해 곁에서 도왔던 수도권 재선인 B의원", "경기 지역에서 시장통을 구석구석 돌며 유세를 도왔던 재선 정책통 C의원", "역시 '친박 무소속 연대' 소속으로 친박임을 강조하던 4선의 D의원"을 나열했다.


◇ "최서원 '비덱이 뭔가요?' 거짓말…지금도 전율이 인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와 인연도 복기했다.


그는 "예전에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나와 최 원장의 인연을 부각하기 위해 1970년대에 그녀가 내 곁에서 안내하는 듯한 영상을 내보낸 것을 봤다. 하지만 당시 나와 최 원장은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며 "최태민 목사의 딸이라고 소개를 받았던 것 정도는 기억난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최 씨와 교류하기 시작한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청와대를 나와 서울 장충동 집에서 살았던 1990년대 후반이라고 기억했다. 그는 "여성 혼자 살면서 정치인 생활을 하다 보니 개인적 도움이 필요한 때가 종종 있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2012년 대선 승리로 청와대에 들어가면서 최씨에게 필요한 짐 정리 등을 부탁했고, 재임 기간에는 주로 의상 구매 등 개인적 용무를 살폈다고 했다.


다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옷값은 전부 내 개인 돈으로 지불했다. 그녀는 내게 의상실을 소개하고 옷을 대신 구입해 가져왔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 씨가 독일에 설립해놓고 삼성에서 송금받은 유령 회사 '비덱스포츠'와 관련해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전화했지만, "최 원장은 내게 '대통령님, 비덱이 뭔가요?'라고 반문했다"고 떠올리며 "이것이 최 원장과의 마지막 통화였다. 그녀가 비덱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내게 말을 했던 것을 떠올리면 지금도 전율이 인다"고 적었다.


◇ "미르재단 이사진 최서원 추천받았던 건 사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사실대로 진술하지 않은 한 가지가 있었다고 공개했다.


그는 "미르·K스포츠 재단의 이사진을 구성할 때 최(서원) 원장으로부터 이사진을 추천받은 것은 사실이었다. 나는 명단을 안종범 당시 청와대 수석에게 넘기면서 전경련에도 일러주라고 했다"면서 "하지만 추천 명단을 안 수석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을 검찰 조사 때는 부인했었다. 검찰이 내 진술은 하나도 믿어주지 않고 나를 뇌물죄의 주범처럼 단정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 법정에서 차분하게 전후 관계를 설명하면서 검찰에서 부인한 내용을 바로잡을 생각이었다"며 "내가 검찰 조사 때 사실대로 진술하지 않은 것은 이 대목이 유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매주 3∼4회 진행됐던 재판 과정에 대해선 "야만의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재판부는 내 건강을 신경 쓰기보다는 어떻게든 구속영장 만료 기간인 10월 16일 이전에 판결을 내리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듯했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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